오피니언 67

[시마당] 삶 굽어본 세상에서

이오장 시인 삶은 누구나 같은 무게와 넓이를 지니지만 개개인이 느낌은 전혀 다르다. 좋은 것을 주어도 좋은 줄 모르고 황량한 곳에 두어도 개척하면서 행복을 느낀다. 결국 사는 것은 하기 나름이라는 결론을 이르게 되지만 아무런 정답을 내놓지 못하는 게 삶이다. 어떤 대답을 해도 정답이 되고 오답이 되는 삶은 그래서 힘들다. 이것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상황에 따라 달리 표현되기 때문에 정답이 있는 오답이다. 더구나 생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입장이라면 어떤 대답을 내놔도 정답이다. 지나온 삶의 과정을 기억하고 끄집어내어 펼치는 일은 가장 솔직한 고백이다. 곽문환 시인은 문단의 원로 시인이다. 80대 후반까지 살아오며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을지는 상상하지 않아도 보인다. 그 많은 작품이 문단에 발표되고..

오피니언 2023.04.10

[특별기고] 산혁신클러스터 구미 유치를 열렬히 환영합니다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 2023년 4월 드디어 방산혁신클러스터 구미 지정이 확정되었다. 삼고초려 끝에 얻은 과실이라 더욱 애착과 기쁨이 클 수밖에 없다. 능력․체력이 좋아서일까, 팀웍․네트워크가 탁월해서일까, 근면함과 꾸준함이 통한 것일까, 아니면 자신감이 커서일까? 단언컨대 구미는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재선‧삼선의원의 몫을 거뜬히 해내고 있는 구자근‧김영식 국회의원의 꾸준하고 탄탄한 의정활동은 물론, 구미에 단 10원이라도 득이 된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달려 나가는 김장호 구미시장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다음과 같은 경쟁력을 빠짐없이 갖추어 마침내 K방산의 거점 산업단지로 거듭날 단추를 끼웠다고 본다. 첫째, 능력․체력 면에서 구미는 방산기지로 으뜸일 것이다. LIG넥..

오피니언 2023.04.10

[미국아줌마의 수다] 캘리포니아주 경찰국에 기부금을 보내는 까닭은

이계숙 작가 산더미같은 우편물 속에 캘리포니아주 경찰국에서 온 기부금 요청서가 있었다. 나는 주저없이 체크를 썼다. 백불. 나는 매년 경찰국에 기부금을 보낸다. 오래 전일이었다. 외출하려 집을 나서는데 강아지가 쫄래쫄래 따라 나오길래 냉큼 차에 태웠다. 날씨가 좋기에 차 지붕을 열고 운전하기로 했다. 두껑 열린 빨간 스포츠 카에 하얀 강아지, 바람에 날리는 내 머리카락. 그야말로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남들한테 얼마나 멋있게 보일까 스스로 도취하며(그래봤자 다 늙은 할매지만)신나게 운전을 하고 한 5마일 쯤 갔을까. 어머나, 이게 웬일! 경찰차 한 대가 웽~ 사이렌을 울리며 내 차를 따라오는 것이었다. 처음엔 나를 따라오는 줄도 몰랐다. 운전솜씨가 젬병이라서 항상 제한속도나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편이었기..

오피니언 2023.04.06

[류근원의 세상만사] 나를 움직인 진실 세상을 움직일 신문

동화작가 류근원 4월 7일은 제67회째 맞는 ‘신문의 날’이다. 제67회 신문의 날 표어 대상작으로 ‘나를 움직인 진실 세상을 움직일 신문’이 선정되었다. 15자 내외의 짧은 글 속에 신문에 대한 촌철살인의 뜻이 그대로 담겨있다. 신문의 날은 신문의 사명과 책임을 자각하고 강조하기 위하여 제정한 날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신문이자 한글 신문인 독립신문과 관계를 맺고 있다. 독립신문은 독립 정신을 높이기 위해 서재필 · 윤치호가 1896년 4월 7일 창간했다. 그러나 수구파 정부에 의해 강제로 매각당하면서 1899년 12월 4일자 신문을 끝으로 종간하고 말았다. 창간 4년 만의 일이었다. 1957년, 독립신문 창간 61주년을 맞아 매년 4월 7일을 신문의 날로 정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해가 갈수록 종..

오피니언 2023.04.05

[시마당] 벚꽃

이오장 시인 삶이 허무하다고 느끼는 나이는 대략 60세부터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40대에도 허무를 느낀다. 무엇인가에 크게 실패하고 난 부작용이다. 사람은 삶의 전체가 허무하다. 만족하지 못하는 본능 때문이다. 작은 것을 잃고도 실망하고 젊은 혈기로 만난 연인에게서도 실망감을 느껴 허무하다고 한다. 세계의 명시 중에 허무를 거론한 작품이 많은데 그 시를 쓴 시인이나 작가들은 대략 30대 후반이었다. 이것으로 봐서 허무는 일상으로 느끼는 영장류의 감정이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계절의 변화에서 세월의 흐름을 느끼고 나이 들어감을 허무라고 생각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70대 후반이다, 더구나 봄에 피는 꽃을 대한다면 그 감정은 더 크게 작용한다. 특히 벚꽃의 수명을 5일 정도밖에 되지 않아 이때 꽃을 대하는 노인이라..

오피니언 2023.04.03

[편집국장 Pic] 해법 수학과 수학의 정석

임성민 국장 정부가 약 4주 전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안을 발표했다. 해법안은 지난 2018년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우리 피해자들에게 우리 정부가 대신 배상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었다. 즉시 부정적인 여론이 치솟았고 논란은 지금도 사그라들지 않고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바로 이어진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도 그래서 시끄러웠고 이런 저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정 지지율은 다시 30%대로 내려앉았다. 야당이 이재명 리스크로 지지율 까먹기에 딱 좋은 시절을 보내고 있을 무렵, 정부와 여당은 일본 리스크를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이번 해법안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사그라들 줄 모르고 국정 지지율을 쉼 없이 갉아먹고 있을 무렵, 일본은 윤석열 정부가 걷고 있었던 살얼음판에 바위 하나를 투..

오피니언 2023.03.30

[미국아줌마의 수다] 나는 작가가 아니다

이계숙 작가 나랑 친한 남자 의사가 있다. 그에 대한 공식적인 호칭은 ‘닥터 김’이다. 가끔 내 장난기가 도지면 ‘아저씨’라고 부른다. 그럴 때마다 그는 펄쩍 뛰면서 생난리를 친다. 아저씨라는 호칭이 정말 싫다는 것이다. 그가 질색하는 게 무척 재밌다. 더욱더 소리 높여 아저씨, 아저씨라고 부른다.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이도 아니고 아저씨를 아저씨라고 부르는 게 어때서 그럴까. 수틀리면 할배라고 부를 수도 있는데. 벌써 손주를 둘이나 봤으니 할배라고 불러도 지나친 건 아니니까. 한국 사람들만큼 호칭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족이 또 있을까. 특히 ‘아줌마’나 ‘아저씨’라는 호칭에는 더더욱. 더 이상 총각, 처녀가 아니건만 아줌마, 아저씨라고 불리우는 걸 끔찍히 싫어한다. 언젠가는 남대문시장..

오피니언 2023.03.30

[시마당] 소리쟁이

그리움에 젖으면 귀가 커진다. 그리움이 커지면 외로움이 커진다. 외로움이 커지면 고독해지고 고독하다면 우울증에 시달린다. 사랑은 가장 따뜻한 인간관계다. 그러한 관계를 맺고 지켜가고자 하는 마음의 움직임이다. 영성을 갖춘 사람, 가슴을 가진 사람이 서로의 유대를 위하여 사귐을 갖는 것이며 마음을 기울여 희생하는 자세를 사랑이라고 한다. 사랑의 관계를 맺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지키려는 마음이 커지고 그것을 위하여 죽음도 불사한다. 사랑은 사람을 편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맺음인 것이다. 하지만 사랑 때문에 병이 생기고, 사랑 때문에 폭력이 발생하며, 더 크게는 국가 간의 전쟁도 발생한다. 내가 다른 이의 마음을 지배한다는 오해에서 비롯되는 일이다. 그런 이유로 사랑에 눈을 뜨게 되면 어떻게든 힘들다. 만약 함..

오피니언 2023.03.27

썩지 않는 비닐멀칭 대체할 친환경 '종이 멀칭' 나왔다

환경은 살리고 노동력은 줄이고 생산량은 늘렸다 (유)한스페이퍼 한창수 대표. 농사용 폐비닐로 농촌환경 오염문제 우려가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농사용 비닐 멀칭을 대신할 친환경 종이 멀칭이 개발돼 화제다. 그동안 나온 종이멀칭을 개발한 곳이 몇 곳 있지만 비닐멀칭의 단점을 넘어선 우수제품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평가다. (유)한스페이퍼(전남 남원시 광치산업 2길)가 특수공법으로 개발한 비닐 대용 친환경 종이멀칭인데 잡초 방지 효과는 물론 병충해 발생 억제, 식물성장 촉진 역할까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농작물 수확 후 완전히 분해돼 자연스럽게 폐비닐 수거 처리비용과 노동력을 줄이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농가에서도 반기고 있다. 친환경 선두기업을 자처하는 한스페이퍼의 한창수 대표를 만나 이 회사가 개발,..

오피니언 2023.03.27

[미국아줌마의 수다] 고마운 것이 많아 고맙네

이계숙 작가 한 할배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늙느라고 그런지 여기저기 쑤시고 결리고, 알레르기성인지 감기 기운도 있고 시어머니도 돌아가시는 등 이런저런 일로 바빠서 좀 소원했더니 안 죽고 살아 있나 궁금했는지 문자로 내 안부를 챙기는 것이다. 별로 길지도 않은 할배의 문자에 이런 대목이 있었다. ‘연계들하고만 놀지 말고 우리 할배들도 잊지 말고 챙겨라...’ 나는 고개를 갸우뚱해야 했다. ‘연계’가 뭔가 싶어서. 그러다가 할배가 말하고자 하는 뜻을 알아내고 한참을 웃었다. 할배가 말한 것은 ‘영계’였다, 연계가 아니고. 잘못친 게 아니었다. 실수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연계라는 단어가 두 군데나 있었기 때문이다. 한 번이라면 잘못 칠 수 있지. 할배는 명백하게 영계란 맞춤법을 모른 거였다. 예전과 같았으면..

오피니언 2023.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