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국 유일, 체육회장 선거를 치르지 못한 달성군

전경도 영남취재본부·기자

지난해에 무사히 치러졌어야 할 지자체 체육회장 선거가 갖은 문제 제기와 다툼으로 연기되는 일이 벌여져 화제다. 대구 달성군체육최장 선거가 지난해 12월 22일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전국 시군구 체육회장 선거를 하루 앞두고 연기된 것인데, 이는 사상 초유의 사태다.

이같은 일은 앞서 선거에 출마한 이진오 달성군축구협회장이 달성군체육회를 상대로 '선거실시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시작됐다. 이어 대구지법 서부지원이 이를 받아들이며 선거가 연기된 것.

이진오 협회장이 선거를 막은 이유는 선거의 불공정성을 의심해서다. 달성군체육회가 특정 후보의 당선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선거인을 '급조'했다는 주장으로, 선거인 중 각 읍면 체육회장 9명을 제외한 나머지 89명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읍면 종목단체의 회장이므로 선거인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법원은 ▲선거인들이 소속된 읍면종목단체가 실제로 존재하는 단체라 믿기 어려운 점 ▲특정 체육회의 종목단체 회원명단이 모두 한 사람이 일괄 작성 및 서명한 것이 분명하고, 실제 체육회 활동과는 무관한 점 ▲체육회들의 실제 활동을 담은 자료가 불분명한 점 등을 들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달성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아직까지 체육회장 선거를 실시하지 못한 지자체가 됐다. 아직까지도 선거일이 새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선관위 등과 협의해 선거 날짜를 다시 잡기에는 해명하지 못한 의혹과 해결되지 않은 다툼이 많은 상태다.

이같은 일은 어느 지역에서도 일어나지 않은, 말그대로 사상 초유의 사태로 달성군은 향후 선거 결과와는 무관하게 이 자체로 불명예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법원이 선거인들의 자격이 없다고 판단함과 동시에, 달성군체육회의 해명에도 관심이 쏠린다.

달성군체육회의 설립 취지는 지역사회 체육진흥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달성군민들의 건강 및 체력 증진, 여가선용과 복지상향, 체육인의 인권과 권익보호에 이바지하고 나아가 우수한 경기자를 양성해 달성군은 물론 대구광역시와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체육인을 배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체육회장 선거 직전 불명예스러운 이유로 선거가 미뤄지고 말았다.

달성군민들은 물론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된 달성군체육회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해명과 사과, 올해라도 무사히 치러져야 할 선거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