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류근원의 세상만사] 여야 원내 대표의 소음 공해 연설

수도일보 2023. 2. 22. 15:40

동화작가 류근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이름값을 전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후보자들끼리 비난이 거세어지고 있다. TV 토론회도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더불어민주당은 툭하면 거리로 뛰쳐나가고, 다수석의 이점을 못 살린 채 국민과 전혀 더불어 가질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과 14일 국회에서 듣기 거북스러운 연설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의 박홍근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연설이 그것이다. 이맘때쯤의 연설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가 있어야 하는데, 희망은커녕 한 마디로 소음공해였다. 시청자들을 열불 나게 만드는, 도깨비 씻나락 까먹는 그들만을 위한 연설이었다. 그야말로 우리나라 정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내로남불 연설이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사회제도에 부러움을 표하는 것들이 있다. 건강보험, 치안 유지, 편의점 운영 등이 그것이다. 반면에 정치는 어떨까?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주호영조차 연설에서 4류라고 밝힐 정도였다. 4류? 어림없는 소리이다. 숫자상으로 결코 표현할 수 없는 정치이다.

국회 교섭단체는 국회에서 의사 진행에 관한 중요한 안건을 협의하기 위하여 일정한 수 이상의 의원들로 구성된 의원단체를 말한다. 흔히 교섭단체의 대표의원을 원내대표라고 부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의 연설은 현 정부 때리기에 많은 시간을 허비한 연설이었다. 검찰과 김건희 여사도 무척 두둘겨 맞았다. 눈 떠보니 후진국이 되었다며 윤 대통령을 39차례 거론하며 직격한 연설이었다. 요약하면 ‘문제는 대통령, 최악의 리더십, 최악의 무능정권, 정치는 실종, 사회는 분열, 자유는 위협’ 등이었다.

그는 연설의 마지막을 이렇게 장식했다. “민주당이 국민과 함께 바로 잡겠습니다. 희망과 미래를 살리는 정치, 민주당이 국민과 하겠습니다.” 헛웃음이 나온다. 국민과 함께 라면이 아니라 끼리끼리 우리만 하겠다는 소리로 들렸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상대당에 대한 무조건 비난, 법률 위반과 막말, 가짜뉴스 등으로 국민의 지탄과 불신의 대상이 된 현실이 두렵다며 포문을 열었다. 우리 정치가 여전히 4류에 머물고 있고, 국민 신뢰 회복도 시급하다며 특히 민주당을 겨냥해선 이른바 내로남불이 불신의 중요한 이유가 됐다고 직격했다.

그는 연설의 마지막을 이렇게 장식했다. “저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의원님들께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국가적 과제들이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까?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까?” 헛웃음이 나온다. 이제는 내로남불 탓을 해서는 안 된다. 국민에게 힘을 주는 미래를 향하여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아무리 의석수가 야당에 밀리더라도 집권 여당으로서 끝없이 협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주말만 되면 서울의 주요 도로는 볼썽사나운 시위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이렇게 헛된 시위에 마냥 국력을 낭비해야 되겠는가?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이다. 하는 짓을 보면 우리나라의 정치가 4류만 되어도 좋겠다. 막장 드라마보다 못한 정치를 늘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