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호 부천문화원 원장
제19대에 이어 20대 부천문화원장에 연임에 축하드립니다. 연임 소감은?
20년 전에 부천문화원 이사, 감사로 활동 했었다.
부천문화원장으로 이 자리에 있다는 것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오랜 세월 부천에 살며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2021년도 19대 부천문화원장을 시작으로 2023년도 20대 부천문화원장 취임을 통해 앞으로 부천의 역사, 문화, 예술 등 문화사업들을 펼쳐가며 시민들에게 자긍심과 정주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열정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앞으로 부천문화원이 가야하는 방향에 대해서?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정말 많다. 부천의 올바른 역사문화 개념의 정립을 위한 연구,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역사 강좌 및 콘텐츠 활용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부천에서 오랜 세월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와 옛 사진을 수집, 기록하는 아카이브사업, 부천만의 고유한 음식과 식재료를 보존하는 사업 등등이 그것이다.
첫째, 부천문화원을 세상에 알리는 일이다.
2021년도 부천문화원장으로 취임하게 되었다. 부천문화원이 부천에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천시민이라면 부천문화원을 모르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는 생각으로 취임 후 문화원 ‘슬로건’을 만들고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버스, 택시에 부천문화원 스티커도 5,500장 만들어서 붙이고 부천시민 누구나 지역의 문화예술과 역사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문화원에 문의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를 할 계획이다.
둘째,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시민들이 부천의 역사적 정체성을 찾고 부천의 뿌리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사업을 체계적으로 기획하는 것이다.
2022년도부터 제1회 우휴모탁국 학술대회를 개최하여 부천의 고대 역사인 우휴모탁국의 위치와 고강동 선사유적지와의 연관성을 연구하여 소기의 성과를 낸 바 있다. 이어서 2023년도에는 연구를 심화하여 제2회 우휴모탁국 학술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부천의 고대 지형과 습지 문화에 주목하여 부천의 대표적 하천인 굴포천과 저습지인 부천의 지형적 특징이 역사적으로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의 향토문화연구소를 부천학연구소로 개칭하고 부천의 지역학을 이끌어 나가는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도록 그 기반을 다지고 있다. 그 일환으로 부천시 승격 50주년 맞이 지명학술대회를 개최하여 부천에서만 볼 수 있는 특색있는 지명과 지명 유래의 역사에 대해 시민들이 더 쉽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자 한다. 아울러 이와 같은 부천학 연구를 기반으로 하여 스토리텔링과 문화콘텐츠 제작(소설, 연극, 영화, 오페라)의 초석을 닦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여 훗날 부천의 문화콘텐츠가 더욱 풍성해지도록 하려고 적극 힘쓰고 있다.
10개 광역동 문화탐사대, 향토역사안내택시 등 추진하신 사업이 많다. 진행해오신 사업 소개와 역할에 대하여?
문화탐사대는 부천의 시민들이 부천의 마을 이야기를 수집하는 사업으로 부천의 광역동별로 매해 100명씩 모집하여 마을이야기를 아카이빙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웠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으나 10개의 광역동을 직접 투어하면서 관계자들을 만났고,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일정들을 소화하며 직접 사업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뛰어다니기도 하였다.
오랜 기간 부천에 살아오면서 대대로 이어져 온 이야기들을 구전으로 들어왔지만 그 기록이 남아있지 않게 되면 부천의 소중한 마을이야기와 옛날 이야기들이 점차 잊혀지고 자료에 대한 증거가 남지 못해 역사로 인정받지 못할까 걱정이 앞선 것도 이 사업을 진행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앞으로 부천문화원은 문화탐사대 활동에 열의를 보이는 시민들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양성하여 부천의 시민기록가로 키워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향토역사안내택시는 택시기사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 관광객, 외지인들에게 짧은 시간이지만 부천의 역사와 문화, 관광지를 홍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부천문화원에서 8시간의 교육을 시행한 후 활동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부천의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는 택시기사들이 부천의 유적지와 관광지, 축제 행사와 역사, 지명 등에 대한 지식이 생긴다면 부천의 역사·문화·관광을 전하는 메신저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여기에 부천의 역사 유적지와 관광지를 직접 방문하고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친절하게 부천의 명소와 관광지를 알려주게 된다면 부천의 향토역사안내택시는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지역의 알짜 정보를 전달하는 문화매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부천문화원 중장기 대외협력사업 중 하나로 지역의 네트워크를 통해 기관별 역할과 기능을 도모하고 홍보, 협력 상생방안 등을 모색하기 위해 “문화벨트”로 기관과 기관을 묶어 협력하자는데 목적이 있다. 2022년 12월 5만 문화벨트를 달성했다, 2023년도 10만 문화벨트 목표를 상향 하였다. 2023년 4월 현재 24개 기관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다양한 홍보, 협력 활동을 펼쳐가고 있으며, 문화원만 알고 있는 네트워크가 아닌 모두가 알고 협력하자는 취지에서 네트워크 간담회도 해년마다 개최하고 있다.
수백회 이상 '부천역사바로알기' 강의를 진행해오면서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오래 전부터 부천의 역사와 지명 유래를 밝히기 위해 사비를 아끼지 않고 노력해 왔다. 부천에는 다른 지역에서 보기 드문 지명이 많이 남아있고, 이러한 특색있는 지명은 부천의 역사가 고구려, 백제, 신라의 영역 다툼이 치열한 곳이라는 점과 연관이 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천의 독특하고 특이한 지명유래에 대한 체계적이고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못하고 각종 설화와 전설이 섞여 올바른 지명 유래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올해에는 부천시 승격 50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부천의 지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부천의 역사, 지형, 언어적 특징과 지명의 관계를 분석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도 국가하천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굴포천과 부천의 역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부천의 굴포천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운하 굴착이 시도되거나 최적의 물류 유통지로 주목받아왔다. 부천문화원은 부천의 굴포천을 중심으로 부천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굴포습지문화연구소를 개소하여 부천의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고 운하와 습지를 위주로 하는 새로운 지역학의 면모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부천시민에게 굴포천의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을 알리고, 하천과 습지가 발달한 부천의 지형적 특징으로 인해 부천의 역사가 변화된 사실 등을 발굴하여 부천의 새로운 문화콘텐츠도 구축해 나갈 것이다.
부천문화원에서 사업 진행에 어려운 점은 없는가? 예산 확보, 현실화 방안은?
부천시 승격 50주년을 기념하여 부천시사를 만들고 있다. 시사편찬위원에 문화원장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부천의 역사에 대해 관심 없이 지내다가 기념적인 행사일에만 역사를 다시 되돌아보려고 하다 보니 연구성과도 부족하고 새로운 역사를 써 넣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부천의 역사에 대한 연구와 학술행사를 장기적으로 기획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결과 부천문화원에서는 기존에 없던 역사기획팀을 새로 만들어 문화원을 전체 3개의 사업 파티션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천의 역사와 관련해 설왕설래하던 이야기들을 학문적으로 검증하고, 그 연구성과를 내도록 학술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부천학연구소와 굴포습지문화연구소를 개설해 연구를 장려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연구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로써 부천만의 특색 있는 연구성과를 축적하여 부천시민이 향유할 수 있는 부천만의 역사적 정체성을 만들어가며 그 가치를 찾아내는 일을 진행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부천시와 유관기관의 지속적인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 예산 지원이 지속된다면 그 성과는 금액으로 가치를 매기기 힘들 정도로 낼 수 있고 더 많은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성과로 보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부천시내 박물관, 유적지 관리 등에 대한 문제점이 있는데 그 대안은?
현재 부천에는 국가지정문화재가 없다. 국가지정문화재가 없는 박물관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관람하기 위해서는 많은 동기 부여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부천시립박물관의 위상 제고, 부천의 역사와 교육콘텐츠, 다양한 기획 전시, 곳곳에 흩어진 부천의 문화재 환수와 수장고 시설 완비 등이 필요하다.
실제 부천문화원은 2019년 ~ 2020년까지 2년간 부천시립 박물관 6개관을 부천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외부에서는 문화원이 운영을 못해서 다시 부천문화재단으로 넘어간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문화원장으로서 매우 안타깝다.
과거 방만하게 운영되었던 박물관을 문화원이 위탁받아 운영하면서 축적되었던 문제들이 발생했는데 마치 문화원이 운영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부천시로부터 위탁받은 박물관을 위탁 해지한 부분이 있지만 추후 문화원이 박물관을 다시 위탁받아 운영한다면 시민들이 향유할 것이 많은 박물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할 것이다.
'오피니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아줌마의 '수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0) | 2023.06.22 |
---|---|
[미국 아줌마의 '수다'] 그늘 아래의 의자 (1) | 2023.06.16 |
[특별기고] 산불예방 이제는 전 국민이 실천할 때 (0) | 2023.04.19 |
[시마당] 폐가 (0) | 2023.04.18 |
[한정규의 칭찬합시다] 아이는 누구를 위해 낳아야 하나? (1) | 2023.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