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은 기준금리 2.25%… 사상 첫 ‘빅스텝’

수도일보 2022. 7. 14. 09:27
소비자물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
현재의 고물가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우려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결국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p) 올리는 '빅 스텝'을 밟았다.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1999년 기준금리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앞서 4월, 5월에 0.25%포인트씩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이번까지 세 차례 연속 인상한 것도 전례가 없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상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며 “이번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만장일치였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결정은 소비자물가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를 기록하고, 4%에 육박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할 경우 현재의 고(高)물가가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 통화당국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국·미국 기준금리 역전'도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원화 약세가 지속 될 경우 수입물가 상승을 거쳐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빅스텝 단행함에 따라 가계 빚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앞으로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성장·물가 흐름,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를 포함한 해외경제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사상 첫 빅스텝 단행에 중소기업계는 우려를 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에서 “금리가 올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만약 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된다면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처럼 건실한 중소기업도 외부 요인에 의한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 6월말 기준 전체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931조원이고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이 437조원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작년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 연이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시중 은행들이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중소기업에 과도하게 불리한 대출조건을 적용하지 않도록 금융권의 자금공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금융지원 정책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