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금리 상승에…주담대 금리 '꿈틀'

은행채 5년물 오름세…고정금리 상승
금리인하 기대 지연·중동 갈등 여파

21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뉴시스

금리 인하 기대감에 한동안 내림세를 보이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동지역 갈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밀려나면서 채권금리가 오른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전날 기준 연 3.19~5.888%로 집계됐다. 이들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일주일 전(12일) 3.15~5.810%에서 금리 상단이 약 0.08%포인트 상승했다. 한 달 전(3월18일) 연 3.08~5.789%보다는 0.1%포인트가량 뛰었다.

은행권 주담대 금리의 기준으로 쓰이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상승하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2일 기준 은행채 5년물 금리는 3.942%를 기록하면서 4%대를 바라보고 있다. 2월20일(3.947%)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달 초(3.737%)와 비교하면 0.205%포인트가 올랐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 말 4.810%까지 올랐으나 미 연준이 지난해 11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자 하락했다. 이후 최근까지 3.7~3.8%대에서 횡보했다. 그러나 이달 중순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채 1년물은 22일 3.648%로 이달 초(3.563%)보다 0.085%포인트, 2년물은 3.691%로 같은 기간 0.165%포인트 올랐다.

미국의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물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과 소매판매 증가율은 시장의 전망치를 웃돌았다. 앞서 고조됐던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은 확전 우려가 줄었지만 중동 지역의 긴장감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에 채권 시장의 벤치마크로 여겨지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6일 5개월 만에 4.6%대로 올라섰다. 지난달에는 4.0~4.3%대에 머무른 바 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전날 기준 3.82~6.813%로 집계됐다. 변동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해 11월 4.00%에서 올해 3월 3.59%로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달보다 소폭 내렸다. 다만 시장금리의 영향에 추후 보합이나 상승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픽스는 시장금리 변화를 지연 반영하기 때문에 은행채를 기준으로 하는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뒤늦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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