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윤 대통령 취임 첫 사면… 이재용 등 1693명

수도일보 2022. 8. 16. 16:16
신동빈 포함… 경제위기 극복 방점
MB·김경수 등 정치인 모두 배제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8·15 특별사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첫 특별사면에서 주요 기업인들을 사면 대상에 넣으며 경제위기 극복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정치인은 철저하게 배제됐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부회장은 형기가 이미 만료된 상태지만 5년 동안 취업제한 규정 등을 적용받고 있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위해 복권이 필요했다.

8·15 광복절을 맞아 특별복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과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도 사면된다. 이 밖에도 조상수 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위원장, 허권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 등 노사 관계자 8명도 사면됐고,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자영업을 운영했던 32명도 명단에 들었다.

하지만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을 확정받고 복역하다가 지난 6월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이명박 전 대통령,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 형을 확정받고 창원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정치인과 공직자들은 '민생과 경제회복 중점'이라는 특별사면 기조에 따라 단 한 명도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정부는 12일 광복절을 맞아 서민생계형 형사범·주요 경제인·노사관계자·특별배려 수형자 등 1693명을 이달 15일자로 특별사면·감형·복권조치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과 범위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이번 사면 관련 브리핑을 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우리 사회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현안은 국민의 민생경제라는 것을 깊이 고려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어 "경기침체에 따른 일시적 자금악화로 처벌받은 중소기업인, 소상공인에 대한 적극 사면을 통해 경제활동에 복귀할 수 있게 배려했다"고 전했다.

한 장관 발표에 앞서 윤 대통령은 출근 길에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갖고 “제일 중요한 것이 민생이고 민생은 정부도 챙겨야 하지만 경제가 활발히 돌아갈 때 거기서 숨통이 트이기 때문에 거기에 방점 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