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기준 금리 3%대 진입
금융채·코픽스 금리 상승 불가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에서 3%로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한은은 12일 서울 세종대로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3%로 인상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이로써 금통위는 지난 4월, 5월, 7월, 8월에 이어 이번 회의에서도 인상에 나서면서 사상 첫 다섯 차례 연속 인상을 하게 됐다.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도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금리 산정의 지표가 되는 시장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 또한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연내 8%대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4.89~7.176%로 7%대를 넘어섰고, 변동금리 역시 4.40~6.848%로 7%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8월 25일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3.77~6.069%였다. 약 두 달 만에 금리 상단이 1%포인트가량 오른 것으로, 당시 변동금리는 4.18~6.204%였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장금리와 수신금리가 상승하기 때문에 대출금리도 오르게 된다.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산정의 지표가 되는 금융채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을 밀어 올리게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코픽스 상승 등에 대출금리도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하며 "금리 상단이 8%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실제로 그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받는 차주는 거의 없겠지만 전체적인 금리 수준이 올라가면서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7월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사상 최대폭인 0.52%포인트가 오른 바 있다. 은행의 코픽스 연동 대출상품도 이를 반영해 같은 폭만큼 인상됐다. 최근 공시된 8월 신규 코픽스는 2.96%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신규 코픽스가 1.69%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1.3%포인트 오른 셈이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도 고강도 긴축 여파에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금융채 5년물은 5.023%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채 5년물은 지난달 26일 5.129%까지 오르며 2010년 3월2일(5.1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5%대를 넘어선 것도 2010년 8월 이후 12년 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앞서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올해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도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열려있는 만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금리 역전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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