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경제

경매로 넘어간 영끌족 주택 '급증'...고금리에 대출금 못 갚아

수도일보 2024. 1. 31. 13:35

임의경매 신청 건수 9년 만에 10만건 넘어
고금리 기조영끌족 주택 경매 늘어날 듯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시스

주택을 담보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 법원 경매로 넘어가는 임의경매 물건이 10만 건을 넘어섰다.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신청 건수가 10만건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4(124253) 이후 9년 만이다.

임의경매는 금융회사가 법적 절차 없이 바로 주택을 경매에 넘길 수 있다. 석달 이상 원리금 상환을 연체하면 바로 실행이 가능하다.

특히 대출 이자를 견디지 못한 집주인들이 경매에 내놓는 물건이 급격히 늘어난 데다, 유찰이 반복되면서 물건이 꾸준히 쌓이고 있다.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족들이 보유한 주택이 경매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토지·건물·집합건물 등)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신청 건수는 총 105614건으로, 이는 전년 대비 61% 늘어난 수준이다.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으로부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매한 '영끌족'들이 경매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2021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전국에서 경매에 넘겨진 아파트의 채권자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캐피탈업체인 경우는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1 1월 채권자가 저축은행·대부·캐피탈업체인 경우는 146건에서 지난해 11월은 367건으로 급증했다. 채권자가 저축은행인 경우는 같은 기간 44건에서 122건으로, 대부·캐피탈업체인 경우는 102건에서 245건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했다.

지난해 2 201건을 기록한 뒤 3월에 278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6월부터는 꾸준히 300건을 넘어섰다. 10월에는 무려 397건을 기록했다.

시도별로 보면 경기가 1110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4773 부산 4196 충남 1857 광주 973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경기 수원시에서는 지난해 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신청 건수가 990건으로, 전년(352) 대비 181% 급증했다. 전세 사기 피해 주택들이 임의경매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경매시장에서는 앞으로 임의경매 물건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집값 상승기에 무리한 대출로 주택을 매수한 영끌족들이 이자와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서 경매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늘어나 이자 부담에 버티지 못한 영끌족들이 보유한 주택이 경매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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