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경제

이태원 참사 1주기…올해 핼러윈은 어떻게?

수도일보 2023. 10. 26. 15:30

요맘때 곳곳서 등장했던 핼러윈 마케팅 잠잠
올해는 이태원 아닌 홍대가 핼러윈 메카 될 듯
구청, 경찰, 소방서 등 관계기관 안전 초집중

#. 경기도 김포시 운양동에서 유·아동 전문 미술 교습소를 운영하는 원장 김 씨. 그는 작년 이맘때 핼러윈 이벤트 준비로 몇 날 며칠 교습소 인근 상가들의 문을 두드렸다. 원생들에게 핼러윈의 재미를 제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어 주변 상인들에게 자신이 준비한 사탕과 초콜릿 같은 주전부리를 맡기며 아이들이 찾아오면 나눠 주시라는 부탁 때문이다. 주는 쪽에서도 받는 어린이들에게도 의미 있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기대했고, 예상은 적중했다. 그러나 이벤트 며칠 뒤 서울 이태원의 한 골목에서 믿지 못할 참사가 발생했다. 며칠 간은 핼러윈 이벤트 이야기를 추억할 줄 알았던 김 씨의 미술학원 주변에서는 그 누구도 핼러윈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 서울 마곡에서 작은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최 씨. 최 씨는 매년 핼러윈데이와 크리스마스 시즌에 작은 이벤트를 마련한다. 카페 문을 열고 입장하는 손님들이 직관으로 핼러윈데이 그리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카페 분위기를 다르게 장식한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올해는 특별히 핼러윈 이벤트를 열 생각은 없다.
 
2022 10 29일 저녁. 이날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모처럼 만에 자유를 만끽하러 나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때는 바야흐로 핼러윈’. 이태원 거리 곳곳을 가득 채운 인파의 대부분은 20~30대였다. 그리고 그날 저녁 그곳에서는 믿지 못할 사건이 발생했다. 무려 159명이나 되는 대규모 인원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것이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또다시 발생한 대규모 참사였다.
 
이 일로 대한민국은 슬픔을 넘어 비통함에 빠졌다. 공무원들은 며칠간 검은색 리본을 가슴에 달고 근무했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누군지를 따지는 일로 사법기관은 여러 사람을 법원으로 불러들였다. 유족들은 가족을 잃은 슬픔을 느끼는 동시에 당시 현장에 부재했던 안전을 두고 분노했다.
 
대한민국에 이러한 상흔을 남긴 이태원 참사가 1주기를 맞고 있다. 대한민국은 올해 핼러윈을 맞을까.
 
핼러윈을 일주일여 앞둔 요즘, 대한민국 전역은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핼러윈 마케팅으로 매출 재미를 봤던 대규모 유명 잡화점은 매대 한쪽에 관련 상품을 전시, 판매 중이기는 하나 지난해처럼 작정하고 핼러윈 특수를 노리려던 분위기는 아니다. 어린이집이나 학원 등에서도 매년 핼러윈 주간에 맞춰 치르던 이벤트를 지양하고 있다.
 
참사가 발생했던 이태원은 지난해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대한민국에서 핼러윈과 함께 생각나게 되던 이태원은 코로나19 시국을 제외하고는 지난 십수 년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크게 핼러윈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곳에서 떠들썩한 분위기를 기대하는 일은 어려울 수 있다. 지난해 참사 영향이 남아 있는 탓이다.
 
그런데도 용산구 등에서는 이태원역 세계음식문화의거리 이면도로에 경찰 안내 방송 차량과 소방서 구급 차량 등을 사전 배치하고, 긴급차량의 통행을 위해 비상 도로 또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젊음의 거리 홍대는 올해 이태원을 대신해 핼러윈데이 메카가 될 전망이다. 홍대에 있는 클럽과 술집 등에서는 핼러윈을 겨냥한 이벤트로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인근의 호텔 등 숙박업소는 진작 예약이 마감됐다고.
 
이러한 흐름 때문에 마포구청에서는 27~31일까지 축제를 자제해 달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다중인파 사고 방지를 위해 핼러윈 데이 축제는 금지합니다는 현수막을 내붙이기도 했다. 또한 경찰, 소방 등과 합동으로 홍대 레드로드 일대에 대한 특별 안전관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에 앞서서는 핼러윈 상황관리 특별 TF’를 구성해 마포경찰서, 마포소방서, 서울교통공사, 홍대 상인회 등의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안전대책을 수립하기도 했다.
 
마포구에 따르면 이달 27일부터 닷새 동안은 홍대 KT&C 상상마당 광장에 현장 합동상황실을 설치, 폐쇄회로 CCTV 관제 상황과 재난안전상황실, 현장 순찰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대응한다.
 
이 밖에 마포구는 현장 상황 대응 및 지도 점검 등을 위해 27일부터 닷새 동안 새벽 3시까지 공무원 600여 명을 투입한다. 경찰과 소방에서도 각각 인력 1,750명과 300명을 투입할 예정이며, 민간인력 또한 200명가량 투입된다.
 
서울시 또한 핼러윈을 무사히 지나 보내기 위한 안전장치를 거듭 확인하고 있다.
 
우선, 시는 이번 핼러윈 기간부터 인파 감지형 CCTV 시스템을 도입한다. 이는 1당 얼만큼의 인원이 있는지를 자동으로 체크하는 피플 카운팅 체제로, 이를 통해 인파 밀집도를 주의, 경계. 심각 3단계로 감지하며, 이러한 정보는 실시간으로 관할 구청은 물론 재난안전상황실로 전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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